그렇다고 내가 그의 글을 많이 읽은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를 읽다가 그만뒀고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을 읽었을 뿐이니까. 게다가 그것은 소설이라고 하겠지만 이것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에세이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이책은 꽤 흥미롭게 읽었다. 손에 붙잡았기에 읽어야한다는 의무감-뭐 그나마 이 의무감을 가지고도 못읽는 책이 늘어나는 요즘이지만-보다 호기심과 그의 여러가지 지식을 바탕으로 끌어내는 글이 무척 재미있었기에 다 읽을 수 있었다.
일단 집에 있는 그의 책-동생이 사놓은 것-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지금 막 읽기를 마친 이 책에서 발췌한 몇 부분을 정리해둬야겠다.
141page,
노동자들은 화장실에 들어가 흐느끼기도하고, 실적 미달에 대한 두려움을 술로 달래기도 하며, 해고를 당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기도 한다.
희안하게 읽고 있는 텍스트가 뉴스의 한줄 기사와 맞물리는 경우, 혹은 동시에 읽고 있는 다른책의 내용과 그러한 경우도 있다. '불안'을 읽는 동안 한국에서는 삼성의 어느회사 부사장이 업무스트레스로 인한(듯한) 자살 소식이 있었다. 위에 글을 읽기전에는 "그래도 죽을 필요까지는……"이라고 생각했으나 저 부분을 읽으면서는 "아, 그럴수도 있나보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한가지로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었다가 다른 매체의 텍스트와 맞물려서는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정확하게는 이해했다기 보다 가능성을 염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24page,
우리는 중요한 외과수술을 하는 의사를 조롱하지 않는다. 그러나 수술을 끝낸뒤 집으로 돌아가서 거만하게 의학적 은어로 부인과 딸들을 으르는 의사는 조롱할 수 있다. 우리는 정당화 할 수 없고 어울리지 않는 것은 조롱한다.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왕, 능력이 권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왕은 조롱한다. 우리는 조롱을 하고, 웃음을 통하여 불의와 과잉을 비판한다."
삶은 분명 어느사람에게나 하나이지만 여러부분으로 나뉘어있다. 그래서 그 균일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조롱받는 것을, 그것을 인정하는 것과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큰 차이이고 전반적 사회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요즘 자주보이는 '명예훼손'은 이러한 부분에 대해 받아들이지 못하고 감정만을 세워 격하게 반응한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그러한 행동을 통해 미숙함을 더더욱 드러낼뿐. 물론 어이없이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것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인한 고발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283page,
울프의 책은 구체적인 정치적 유구에서 절정에 이른다. 여자에게는 존엄만이 아니라, 동등하게 교육받을 권리, "1년에 500파운드의 소득"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읽어봐야 할 다른 책을 보게되는 경우는 보통 없다. 에세이에서도.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는 여러가지 책에 대한 흥미가 생긴다. 그 책을 읽어야 제대로 이해를 할 수 있다는 느낌이 생기기도 하고.


